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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헌 서울아산항외과 대표원장. |
배변 후 항문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출혈이 있다면 치열이라는 항문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열은 배변 활동을 할 때 항문의 하부 피하조직이 찢어지는 질병을 의미하며 항문관이나 인근 쿠션 조직 부위에 열상이 발생해 통증과 출혈을 동반하게 된다.
초기 증상은 크게 불편하지 않고 가려움증 정도만 동반되지만 오래 방치하게 된다면 만성으로 이어져 일상에 불편함을 끼칠 수 있다. 변비가 있거나 설사를 하는 등 급하게 보는 배변 습관에 의해 급성 치열이 발생하기도 하고 이러한 상황이 한 달 이상 경과할 경우 만성 치열로 이어지게 된다. 만성이 된 항문질환은 괄약근이 섬유화되어 항문 입구가 딱딱하게 굳고 배변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
배변 후 선홍색을 나타낸 출혈이 발생한다면 그대로 지나쳐서는 안 되며 심하게 진행되었을 때 방귀만으로도 통증이 발생하게 되므로 적절한 시기에 맞춰 진료받아야 한다.
치열의 증상과 급성, 만성의 상태에 따라 진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초기라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식이요법을 진행하며 약물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급성 치열은 적합한 조치와 온수 좌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딱딱한 대변 상태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위해 대변 연화제(변비약)를 사용하기도 한다.
급성 치열을 한 달 이상 방치하여 만성 치열이 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하는데, 치열절제술과 함께 보톡스 주사치료 또는 괄약근 부분 절개술을 진행할 수 있다. 출혈이 발생한 찢어진 항문 부위를 직접 꿰매는 것은 아니며 원인에 맞춰 치열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만성 치열은 자연적인 치유가 쉽지 않고 재발 가능성이 높은 항문질환으로 발병 원인에 맞춰진 치료가 필요하다.
치열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며 평소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거나 신선한 야채, 과일 등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리는 게 좋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미지근한 온수 좌욕을 생활화한다면 치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항문 출혈의 90% 이상은 치열이나 치핵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 때문에 발생하며 통증과 출혈이 동반될 경우 항문 건강을 확인해봐야 한다. [글 | 서울아산항외과 오세헌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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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헌 원장은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전임의, 단국대병원 임상조교수를 역임했다. 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 대한외과학회 외과전문의,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이며,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 대한대장항문학회 평생회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평생회원, 대한탈장학회 평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